
저는 사전정보 없이 관람하는 것을 즐기지만 강력한 스포를 당하면 더 재밌게 봅니다.
영화 <윗집 사람들>
드라마(블랙코미디) · 대한민국 ·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 2025.12.03.
감독 : 하정우
출연 :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
시놉시스
"세상의 부부들은 정말 밤마다 사랑을 나눌까? 너희도 솔직해지고 싶지 않아?" 불같던 결혼 생활은 사라지고 무미건조한 일상만 남은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 요즘 두 사람을 가장 괴롭히는 건, 매일 밤 지나치게 활기찬 소리를 내는 윗집 부부 김 선생(하정우)과 수경(이하늬)이다. 정아는 이사 공사 소음을 참아준 윗집 부부를 위해 예의상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그날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은 윗집 부부는 정아와 현수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을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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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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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감독의 신작입니다.
굳이굳이 찾아보지는 않지만 그 유명한 <롤러코스터>를 재밌게 봤으니 하정우 감독의 B급 감성과 '잘'까지는 아니지만 방향이 맞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두꺼운 복장으로 복작대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시간이 맞아 좌점율이 높은 관에서 관람하게 됐는데, 재밌는 장면에서 주변 관객들과 같이 웃는 재미를 오랜만에 느끼게 되어 그 부분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감독이 누구인지도 영화관에 앉아 광고를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예고편도 보지 못했던 터라 그리 공격적인 마케팅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혼자서 추측했어요. 하지만 배급사가 바이포엠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제가 그냥 무관심했던 걸로 하겠습니다.
원작도 있습니다 스페인의 영화 <센티멘털> 입니다. 하정우 감독이 부국제에서 원작보다 다채롭고 재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원작도 궁금해지네요.
영화가 시작하면 조금은 웅성대는 소리가 들릴 수도 있습니다. 첫 대사부터 화면 하단에 흐르는 한글 자막 때문인데요. 저 또한 모든 OTT를 볼 때 자막을 오픈하고 보고 있어서 익숙하고 반가웠습니다. 다방면으로 트렌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개봉영화도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크린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시도라고 볼 수도 있겠죠.
정아(공효진)는 미술대학 시간강사입니다. 현수(김동욱)는 영화감독이고요. 아무런 정보없이 영화를 접하게 된 저는 첫 장면에서 둘이 부부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만큼 애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사이인데요, 그에 반해 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김선생(하정우)과 정신과 의사인 수경(이하늬)은 층간소음을 만들어내며 에로스적 사랑을 나누는 부부입니다. 정아와 현수는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에 매일밤 잠 못 들며 괴로워 하지만 그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윗집 부부와의 식사가 외로움 가득한 정아의 내면을 겉으로 이끌어 내는데, 그 외로움의 원인이었던 현수는 여전히 무심할 뿐.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만을 원하며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 일관합니다. 윗집 부부의 '섹다른' 제안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김선생과 육탄전까지 벌이며 갈등이 더 깊어지게 되죠. 좋은 관계의 답은 간단합니다. 대화가 필요해.
노출은 하나도 없지만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두시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 내내 하정우표 유우머를 곁들인 수위 높은 대화들이 몰아칩니다. 게다가 네 명의 배우들이 연기는 또 어찌나 잘하는지 누군가는 연기차력쇼라고 하더라고요. 초반 김선생과 수경의 요가와 현수의 주먹다짐을 제외하곤 배우들의 대사로 오디오가 꽉 차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모든 사건은 정아와 현수의 집,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데 <완벽한 타인> (한국, 2018)을 연상케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집 구경 온 손님의 마음으로 사건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리뷰어분들도 <완벽한 타인> 언급을 많이 하셨는데 사실 내용 자체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영화관에는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 관객들도 꽤 보였는데요. 하정우, 공효진 주연의 러브픽션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실제로 지인들과 영화 리뷰 중 그런 영화도 있었냐는 대답을 들었을 때 저는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윗집 사람들> 이하늬, 공효진 두 배우가 너무 사랑스러워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엘리베이터에서 그 부부들을 보는 재미까지.
제 평점은 3.1점입니다.
피카츄!